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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호주 부동산 급등

최근 저금리 탓인지, 중국에서 나오는 돈들때문인지 몇 해 사이 전세계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고 특히나 commonwealth로 불리는 영국 연방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집값은 참으로 많이 올랐다. 홍콩도 많이 올랐는데, 홍콩은도 과거의 영연방지역...

 

어쨌든 대체 얼마나 올랐나 한 번 찾아봤다.

2017년 3월에 The economist가 제공한 자료에서 2009년 1분기부터 2016년 3분기까지의 집값 변화를 추출해보니 아래와 같은 그래프가 나온다. 한국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의 상승분이 반영이 안되었는지 변동이 거의 없다고 나오지만, 8년간 2배가 되버린 홍콩의 그래프를 보면, 노란우산 시위대가 나오는게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얼마전 뉴질랜드에서 내가 있는 사무실로 출장을 온 직장 동료가 있었는데, 오클랜드 집값이 어마무시하게 올랐다며, 이건 다 이민오는 중국, 한국 사람들때문이라며 투털투털하던게 아래 그래프를 보니 이해가 될법도 하다.  The economist 기사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오클랜드의 집값은 75% 올랐단다. 폭동이 안일어난게 더 대단할 지경이다.

호주의 집값 변화는 30% 초반 정도로 나오는데, 최근 몇해 동안 일어났던 시드니와 멜번의 집값 폭등은 산업이 죽어가는 퍼스랑, 아들레이드, 브리즈번이 상쇄해줘서 그나마 약 30% 초반이 나오는걸로 생각된다. 실제 시드니에 살고 있는 내가 느끼기엔 2012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시드니의 집값 (아파트 말고 단독주택, house)은 근 2배가 뛴거 같다.

Wikipedia에서는 2009년 이후로 시드니랑 멜버른의 집값은 각각 105%와 93.5% 올랐다고 나온다. 2012년까지가 호주의 부동산 침체기였음을 감안하면, 내가 체감하는게 맞는거 같다.

 

 

그렇다면 이들 영연방 국가에서, 특히 호주에서 과연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뭔가? 구글링을 하니 Wikipedia에 하나의 토픽으로 나온다. 그 트렌트가 어마무시하긴 한가보다. Wiki에서는 다음의 이유들을 나열하고 있다.

 

- 금융규제 완화로 쉬워진 대출. 2014-2015년까지만 해도 은행에서 집값의 90-100%를 빌려주기도 했다.

- 2008년부터 시작된 저금리 (빌릴수 있는 돈은 많아지고, 매달 상환해야하는 하는 돈은 적어짐). 한때는 원금상환없이 이자만 내도 되는 대출상품도 있었다.

- 공급부족. 새로운 택지 개발이 제한적이다.

- 전용면적의 증가. 1984-85년의 주택 평균 전용면적이 162.2 m^2 이었는데, 2002-3년에는 227.6 m^2로 53.8%증가했다. 즉, 집의 전용면적이 커졌으니까 값도 비싸졌다는 이야기.

- Negative gearing과 capital gain tax discount로 요약되는 세금 유인책. Negative gearing은 개인이 투자용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관련된 비용들을 세금정산시 비용처리 할 수 있게 해주고, 집값이 내려가는 경우 심지어 과제대상 소득을 낮춰주기까지 하는 그런 제도다. Capital gain tax discount는 간단히 말하자면 투자용 주택을 구매해서 되팔때, 이득이 생긴경우 세금의 50%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투자용 주택이 없으면 손해보는 구조같다. 돌이켜 보면 주변 직장동료 중에 투자용 주택이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 세금 유인책의 다른 하나는 연금으로 투자용 주택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한 것. 호주의 연금은 매우 다양한 것에 투자할 수 있는데, 주택도 그 중 하나다. 월급을 그대로 수령하면 많게는 45%까지 세금으로 내야하는데, 연금펀드로 넣을 경우 15%만 세금을 내도 되고, 그 돈으로 원하는 상품에 투자할 수 있으니 일석 이조. 

- 고도화된 토지이용을 제한하는 정부의 규제. 즉 높은 아파트들을 아무데나 지을수는 없다는 이야기. 즉, 공급의 제한.

- 도심 과밀화 방지를 위해 녹지개발을 제한하는 정부의 정책. 또다른 공급의 제한.

- 인구증가.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호주 전체 인구가 1.6% 증가했다고 한다. 세계인구 증가속도보다 훨씬 높은 인구증가율이란다. 출산으로만 이렇게 되는건 아니고, 이민자가 그 만큼 많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 외국인 투자. 2008년에 외국인이 호주 부동산을 구매하는데 있어 규제가 대폭 완화되었는데, 이는 중국 사람들의 폭발적인 부동산 구매로 이어졌다. 지난 해에 구매한 주택을 6개월 이상 빈 집으로 두면 세금 상 불이익을 주는 규제를 신설하긴 했으나, 중국인 투자를 잠재우기엔 역부족.

 

 

원래는 지난 주말에 보고온 집 매물에 대해 써볼 생각이었는데, 다른 이야기만 구구절절하고 오늘은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