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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group discussion for 버진 머니

반짝이는강 2017. 8. 17. 19:48


저번 수요일인가 산책하던 중에 발신지가 브리즈번으로 뜨는 전화가 왔다. 워낙 전화오는데가 없는데 뭔가 싶어 전활 받으니 마켓 리서치의 일환으로 다음 주에 시드니에서 focus group discussion 을 하는데 참여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다. 주제는 신용카드다. 어떻게 잘 말해서 전화를 끊을까 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찰나 참여하면 80$를 준단다. 오옹??

 

참고로, Focus group discussion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생각들을 알아보는 qualitative research의 일환이다. 석사과정할때 개요는 접해봤지만, 실제 패널로 참여하게 되니 살짝 신나고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80$에 혹하여 관심이 있다고 하자 먼저 적합한 참여자인지 판단해야 한단다. 그러기 위해서 질문에 들어간다. 먼저, 신용카드가 몇장이 있냐. 어디어디서 은행/카드회사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말해보시오.  어떤 방법으로 신용카드를 검색 및 찾아보나.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의향이 있나, 나이, 연소득 범위 등등을 물어본다.

짧은 질의 응답 후, 당장은 잘 모르겠고 자기 슈퍼바이저와 상의 후 적합하면 연락주겠던다. 음.....답을 좀 달리 했어야 했나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수 없다. 2시간 동안 대화하는데 80불 준다니 할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었고, 그래서 안되었구나 하며 마음을 접었다.

 

그런데 이틀 후 금요일 오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여전히 관심이 있고 시간도 되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적합한 대상자이니깐 참여해 달라고 한다. 오호라~!

 

대망의 그 날!

신나는 마음으로 정해진 날 오후, 오랫만에 Townhall까지 트레인을 타고 갔다. 15-20분 일찍 오라했는데 무려 30분 일찍 갔다. 한동안 건물 주변을 배회하다가 갔는데도 내가 1번이다. 그 후 차례로 총 4명의 다른 남자들이 도착했는데...잘생긴 사람은 없더구먼...

참석자는

1. 아시안 (이름에서 아시안인게 티남), 여성, 30대, 신용카드 1장. 정보력 중간?

2. non-Asian, 20대 후반 추정 남성 (영국인), 물리치료사, 신용카드 1+장, 정보력 하

3. non-Asian, 30-40대 추정 남성 (남미 출신), 건물관리사, 신용카드 2+장, 정보력 최상

4. ???, 30-40대 추정 남성, ???, ??? (딴생각했나보다. 기억이 안남), 정보력 상

5. non-Asian, 40대 추정 남성 (영국인), IT 분야 종사, 신용카드 2+장, 정보력 상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이 그룹에 낀 이유를 모르겠다. 대상이 신용카드 정보를 최근에 찾아본 적이 있는, 소득이 호주 임금 평균이상이고, 신용카드가 1장 이상 있는, 30대~40대 남여였을까?  (30중반~40중반이었나?)

토론은 Virgin Money가 호주에 신용카드를 론칭하면서 어떻게하면 매력적인 딜을 만들지, 어떤 것에 사람들이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주제가 주제인지라  총 5명 중에 2명은 신용카드 딜 정보 및 신용카드 혜택에 대한 정보를 매우 잘 알고 있다. 나도 쫌 안다고 생각했지만 난 뭐...그냥 세발의 피...
각각의 혜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상적인 신용카드 딜은 어떤 것인지, 신용카드 광고를 어떤 매체, 시각적인 것이라면 어떤 디자인이라면 매력적일지 등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토론을 했다.

토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자가 유리벽 너머엔 관람자들이 있다고 했는데, (가끔 범죄영화에서 나오는 범죄자 심문 하는 곳 뒤에 수사관들이 앉아서 지켜보는 것같은 그런 셋팅) 그것 참... 하하하

어찌어찌하여 2시간의 토론을 무사히 (?) 마치고, 현금 $80를 받아들고 집으로 귀가하였다. 나의 영어가 항상 모자라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토론회에 참여하고 돈까지 받아들고 집에 오다니... 이제 호주 생활에, 호주 영어에 많이 정착이 되었나보다. .